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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건강정보

라이트 제로 붙인 과자, 탄산음료는 양껏 먹어도 될까?

by 김덕환 2017.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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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중인 사람도 저지방 쿠키, 라이트 콜라 앞에선 용감해진다.



식품 회사들이 제품에 '라이트, 제로, 프리, 무, 저'라는 표시를 붙이는 것은 소비자들의 이런 심리를 파고든 것이다. 대개 열량과 지방, 나트륨, 콜레스테롤 등 소비자들이 꺼리는 성분 앞에 '우리 제품에는 해당 성분이 적거나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붙인다.



미국에서 '라이트'란 표시를 붙인 스낵 제품이 등장한 것은 20년도 넘었다. 이 표시를 처음 본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고열량인 스낵을 사서 먹고 있다는 죄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였다. '라이트 담배'를 피우면서 '나는 할 만큼 했어.'라거나 '라이트니까 훨씬 독성이 약하겠지.'라고 막연히 생각하며 안심하는 흡연자의 심리와 별로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당시 '라이트'라는 표시는 열량이 '가볍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칼로리는 오히려 일반 스낵보다 높지만 식감이 '바삭하다'는 뜻으로 라이트를 붙인 것이었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식품에 '라이트' 표시를 붙일 수 있는 기준을 만들었다. 기존 식품보다 칼로리가 3분의 1 이하이거나 지방 함량이 2분의 1 이하인 식품에 대해서만 '라이트' 표시를 허용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콜라 등 탄산음료와 맥주, 스낵 등에서 '라이트', '제로'라는 표시가 자주 눈에 띈다. 한 주류 회사의 "칼로리와 도수를 낮춘 술로 건강을 챙긴다."는 콘셉트도 라이트와 웰빙을 결합해 소비자를 유인하는 전략이다. 이미 일반 맥주보다 칼로리를 33퍼센트 낮춘 맥주가 등장했다. 알코올 도수를 15.5도로 낮춘 소주도 출시됐다. 술의 알코올 도수가 떨어지면 열량이 낮아지게 마련이다. 알코올 1g당 7kcal의 열량을 내기 때문이다.



라이트 콜라 등 일부 탄산음료에는 '0kcal' 라고 표시되어 있다. 그렇다고 칼로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칼로리는 5kcal 단위로 표시하므로 법적으로 4kcal 미만이면 'O'으로 표시할 수있다.



그러나 저칼로리 식품이라고 해서 과다 섭취하는 것은 곤란하다. 가랑비에 옷이 젖을 수 있어서다. 한 예로 100㎖당 15kcal의 열량을 내는 500ml짜리 '저칼로리 음료' 1병을 모두 마시면 75kcal의 열량을 얻게 된다. 반면 100ml당 30kcal의 열량을 내는 200ml짜리 '일반 음료' 1병을 마시면 이보다 적은 60kcal를 섭취하는데 그친다. 저칼로리 음료를 양껏 마시면 일반 음료를 적당히 마실 때보다 더 많은 열량을 섭취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식품 라벨에 '라이트'라는 표시가 있다고 해서 해당 식품의 칼로리나 지방이 무조건 적을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가령 생치즈는 일반적으로 지방 함량이 100g당 25g 정도인데 A사 제품에 13g이 들어 있다면 이 제품에는 '라이트'란 표시 붙일 수 있다. 하지만 지방이 100g당 10g 함유된 흰 치즈는 '라이트'라고 표시할 수 없다. 흰 치즈에는 지방이 10g 들어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저지방 이이스크림도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열량이 낮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저지방을 앞세우지만 칼로리가 일반보다 더 높은 아이스크림도 더러 있다. 게다가 저지방 아이스크림은 맛이 풍부하지 않아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이 먹게 될 소지도 크다.



무지방 드레싱에는 지방은 없지만 설탕이 듬뿍 들어 있을 수 있다. 식품 회사들이 고객을 계속 붙잡아 두기 위해 지방을 줄이는 대신 설탕 등 당분을 늘리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또 드레싱에 지방이 전혀 없으면 채소에서 비타민 A와 D, E, K를 비롯한 지용성비타민을 홉수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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