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시장은 전통적인 금융 강국인 영국과 유럽, 금융과 투자의 중심인 미국, ICT가 발달한 중국 등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각 국가별 금융인프라 수준, 상거래 여건, 정부의 정책 방향 등의 차이에 따
라 발전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기존 금융 강국 영국, 한발 빨리 출발
영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금융 산업과 IT산업의 적극적인 융합을 통해 핀테크 스타트업의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관련 투자금이 집중됐으며, 현재까지도 핀테크 발전 속도나 투자 측면에서 최고의 국가로 자리매김 했다. 2014년 8월 영국 무역투자청(UKTI)은 "핀테크 성장을 위한 우수한 환경"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기존 투자자 및 새로운 투자자를 대상으로 영국 핀테크 시장의 강점, 기회 및 동향 등을 소개했다.
2008년 이래 영국은 거래 규모 기준으로 연간 74%씩 성장했으며, 2008~2013년까지 영국과 아일랜드의 핀테크 투자는 약 8배 증가, 총 2억 6,500만 달러에 다다랐다.
2013년 런던에만 1,800여 핀테크 기업이 활동하고 있으며, 런던의 전체 취업자 가운데 약 40%가 금융과 IT분야의 종사자였으며, 영국의 핀테크 종사자는 약 13만 5,000명에 달한다. 이처럼 영국에서 핀테크가 급속하게 발전하게 된 배경에는 20세기 이후 고도로 발달된 영국 금융 산업이 자리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업체 본사 다수가 런던에 위치하고 있으며, 광범위하게 발달한 금융망이 전세계 핀테크 자본을 영국으로 흡수하고 있다.
최근 영국내 핀테크 산업은 거대 금융업체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중이다. 대표적으로 2014년 6월 금융그룹 바클레이즈(Barclays)의 바클레이즈 액셀레이터(Barclays-Accelerator)와 8월 마스터카드, 로이드뱅킹, 라보뱅크의 제휴로 시작된 스타트업지원 제도 pan-European accelerator Startup Bootcamp를 들 수 있다. 그러나 금융업체들의 지원으로 성장한 핀테크 기업들이 기존 금융업체의 사업 영역과 충돌하는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영국의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으로는 프랜스퍼와이즈(TransferWise)를 들 수 있다. 소액 송금을 전문으로 하는 트랜스퍼와이즈는 2011년 설립한 이후, 연간 20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8월 영국 재무부는 핀테크 산업 종합지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영국을 세계 금융 혁심 중심지로의 육성을 도모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제도적으로 핀테크 투자 관련 소득세를 10% 수준으로 인하하고, P2P 대출자에 대해 이자소득을 비과세로 적용하면서 영국기업은행이 핀테크 산업에 2억 파운드(3,373억 원) 규모의 여신을 지원했다.
또한 투자와 관련해서는 대부업체와 대출받기 어려운 중소기업 연결을 지원하는 법안을 만들고, 가상 화폐를 제도권으로 편입하기 위한 규제 방안 등을 세웠다.
특히 영국 금융규제 당국인 금융감독청은 FCA이노베이션 허브라는 지원전담조직을 설치하고 단계별로 전달인력을 지정해 전문 컨설팅 실시와 애프터서비스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IT 중심으로 핀테크를 정립한 미국, 규제 강화
미국의 경우, 금융시관을 통한 송금 및 결제가 느리고 신용카드 도용 사도고 빈발함에 따라, 페이팔 등과 같은 결제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신속, 간편한 결제서비스가 개발되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미국이 영국에 비해 발전이 더딘 점에 대해 일각에서는 IT 중심지인 미국 서부나 캘리포니아의 실리콘 밸리와 금융 중심지인 동부 뉴욕의 월스트리트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3년 부터 전세계 핀테크 투자금 가운데 83%가 미국에 집중되는 등 투자금액 측면에서는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또한 미국은 SNS와 플랫폼 등 앞선 IT 기술과 페이팔로 대표되는 결제 시스템 운영 경험을 토대로 시장 파괴력이 높은 서비스를 전세계에 보급하고 있다. 미국은 2014년 100대 핀테크 업체 가운데 대다수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핀테크 서비스로 애플페이를 들 수 있다. 애플에서 출시한 지불결제 서비스를 애플페이는 NFC와 지문 인식을 결합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또한 결제 시 단 한번 생성되는 보안코드를 사용하므로 다른 결제수단에 비해 보안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애플페이의 결제 시장 장악을 우려한 대형 유통업체들이 애플페이 결제를 거부해 미국 내 유통시장 보급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스타트업 결제 서비스로는 벤모(Venmo)가 대표적이다. 소액 송금서비스를 주력으로 하는 벤모는 2012년 브레인트리에 2,600만 달러에 인수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특히 지인간 네트워크에 기반한 소액송금 개념은 다음 카카오의 뱅크월렛카카오에서 적용한 서비스와 같은 모델이다.
미국 정부는 정책적인 면에서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ICT 기업들이 지불결제 시장과 모바일 뱅킹 시장을 빠르게 잠식함에 따라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미국은 각 주별로 자금서비스업체 면허제도를 도입해 인증받은 업체만 지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규제했다.
또한 금융범죄수사국에 등록해 연방은행 보안법상 혐의거래 보고 의무를 준수토록 했다. 최근에는 애플페이가 규제 대상이 되는 지에 대해 논란이 이는 가운데, 페이팔의 단기대출 규제 위한 보지에 대한 금융소비자보호국의 조사가 진행중이다.
중국, 부족한 금융 인프라를 대신해 IT 업체가 자리매김
중국은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IT 플랫폼 업체들이 모바일 사용자를 기반으로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출시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중국의 모바일 인터넷 인구는 5억 명으로, 전체 인터넷 이용 인구 가운데 81%가 모바일로 인터넷을 접속하고 있다. 또한 모바일 인터넷 총 수익은 1,060억 위한(19조원)으로 81.2%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중국은 신용카드 시스템, 금융기관 창구, ATM등 기존 지불결제 인프라가 미비하고, 상거래 관련 사기가 빈번해 결제대급 예치 방식의 충전식 전자지갑 서비스인 알리페이가 호응을 얻고 있다.
알리페이는 실질 사용자 수가 3억 명에 달하며 2013년 기준으로 총 결제액이 3조 8,729억 위한(약 650조원)을 기록해 중국내 제3자 결제 시자의 48%, 모바일 결제 시장의 69%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페이팔이나 중국의 알리페이는 시장 지배력을 가진 이베이나 알리바바와 같은 유통업체가 독점적인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면서 크게 활성화된 측면이 있다.
전통 은행들이 자체 금융서비스에 핀테크 기술을 도입한 유럽과는 달리, 모바일 플랫폼 업체들이 결제시장을 넘어 금융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중국 핀테크 시장의 특징이다.
알리바바는 온라인 머니마켓펀드(MMF) 상품인 위어바오와 알리페이를 연계해 알리페이에 충전하고 남은 금액을 위어바오에 보관할 경우, 일반은행 이자 3%보다 높은 4~6%대의 이자를 지급함으로서, 서비스를 개시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100조 원을 모으는 폭발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런 성장에는 중국 정부의 정책이 한 몫을 거들었다. 중국 정부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양성화를 추진하면서 알리바바 등 비금융업체의 제도권 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중국 또한 중국인민은행의 허가를 취득해야만 비금융업체들이 지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 관리하고 있는데, 인터넷기반의 플랫폼 업체들에게 허가를 내줌으로서 핀테크 시장 진출을 장려했다.
'01. 핀테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붙은 모바일 결제 시장의 결투... 삼성, 애플, 구글의 전략 (0) | 2016.11.04 |
---|---|
각국의 핀테크 현황과 정책(2) (0) | 2016.11.03 |
핀테크를 구성하는 기술(2) (0) | 2016.11.02 |
핀테크를 구성하는 기술(1) (0) | 2016.11.01 |
핀테크를 바라보는 각계의 입장과 핀테크가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 (0) | 2016.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