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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핀테크

핀테크 자산관리

by 김덕환 2016.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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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에서 핀테크는 기존 금융기관에 일정 수준의 자산을 맡겨야 받을 수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대중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핀테크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핀테크를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으며 주로 자산 포트폴리오 제공, 금융상품 비교, 투자 자문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자산관리 서비스의 궁극적인 목적은 고객의 자산을 키워주거나 금융위기에서 방어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수익률을 올릴 수도 있지만 자산관리에 필요한 금융 수수료를 낮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최근 로봇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금융 분야에서도 그 역할이 커지고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 라고 불리는 온라인 금융자산관리 서비스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자문사보다 낮은 수수료에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온라인 금융 자문사다. 이들은 주로 인터넷을 통해 고객의 재테크 설계를 도와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선 이 분야에 뛰어드는 벤처 기업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자산관리 시장이 기존 재테크 전문가들이 고객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과 로보 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저가형 재테크 상담을 하는 시장으로 양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몇몇 대형 회사들이 차지하던 기존 자산관리 서비스는 주로 자산규모가 수십만 달러 이상의 자산을 대상으로 하는 데 비해, 로보 어드바이저 기반의 서비스는 10만 달러 이하 고객이 주요 대상이다. 특히 자산규모는 작지만 재테크에 관심이 많고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

 

이러한 로보 어드바이저의 핵심 경쟁력은 저렴한 수수료다. 기존 자산관리 서비스들은 보통 연간 1%의 수수료를 요구해 100만달러의 자산관리를 위해 1만 달러라는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하다. 반면에 로보 어드바이저는 평균 수수료가 0.15%에 그쳐 기존 자산관리 서비스에 비해 0.85%의 수익률을 더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로보 어드바이저의 대표 서비스로는 미국의 베터먼트와 웰스프런트가 꼽힌다. 2008년 뉴욕에서 설립된 베터먼트는 현재 자산을 관리하는 계좌가 6만 좌 이상, 자산금액은 5억 달러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베터먼트는 고객의 현재 자산 상태와 은퇴 상태, 투자 성향에 맞춰 글로벌 투자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또한 기존 자산관리 서비스가 주로 PB에 의한 면대면 혹은 전화 상담 위주였다면 베터먼트는 철저한 온라인 서비스를 지향한다. 최근에는 모바일로 접속하는 고객이 60%를 넘어설 정도로 모바일 시대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베터먼트의 CEO 존 스타인은 모바일 앱을 활용하는 고객이 잔고가 더 많은 경향이 있다며, 모바일 앱을 통해 신규 고객 유치의 효과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베터먼트의 수입 모델은 자산관리에 따른 수수료를 기반으로 한다. 가격 정책은 고객의 자산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데, 월 잔고 100달러 이하인 경우에는 연평균 잔고의 0.35%의 수수료가 부과되며, 월 잔고 10만 달러 이상인 경우에는 0.15%의 수수료만 부과된다. 또한 잔고 규모에 따라 절세 컨설팅 및 개인형 컨설팅의 추가적인 서비스도 이루어 진다. 베터먼트의 지속적인 성장 덕분에 이 회사의 가치를 5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베터먼트와 같이 2008년에 설립된 웰스프런트는 온라인을 통해 투자 정보와 자문을 전달하는 서비스로, 기존 증권사나 투자자문사에 비해 저렴한 수수료로 고객의 성향에 맞춘 투자상품을 추천하고 매매 타이밍도 알려준다. 특히 단순 알고리즘만으로 분석하는 것이 아닌 프린스턴대학교 경제학자인 버턴 말킬이 이끄는 전문 투자팀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여기에 빅데이터 등의 IT 기술을 더해 전문성과 효율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또한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각종 수수료와 세금 줄이는 방법 등을 알고리즘에 반영하기도 한다. 웰스프런트의 강점 중 하나는 약 1만 4,000종의 ETF를 분석해 다른 핀테크 서비스와 차별화했다는 점이다. 직접 투자인 개별 종목 매매와 간접 투자인 펀드의 중간 성격을 띤 ETF는 개별 종목 매매에 집중하는 한국에 비해, 미국 등지에서 더욱 활성화된 투자 방법이다. 한국거래소와 코스닥에 상장된 개별 종목이 2,000개가 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웰스프런트는 1만 4,000종의 ETF를 분석할 만큼 대규모 분석 능력을 갖춘 셈이다.

분석된 ETF는 고객별 맞춤 자산관리에 활용되며 기존 오프라인 서비스에 비해 저렴한 수수료를 내세워 불과 2년 반 만에 운용 자산이 10억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에는 벤처투자자들로부터 6,4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7억 달러로 인정받기도 했다.

 

PB 서비스를 아예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있다. 미국의 퍼스널캐피털은 웹과 모바일앱을 이용해 고객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기본적인 자산관리를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12억 달러의 자산 운용 및 75만명 이상의 등록회원을 보유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 서비스는 개인의 종합자산관리에 해당되는 누적 자산과 수입, 지출, 자산관리, 수익률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준다. 퍼스널캐피털 수입 모델은 프리미엄 전략이다. 대부분의 서비스가 무료지만 유료 서비스를 신청한 고객들은 그들의 자산 규모에 따라 0.49%~0.89%의 연간 수수료를 지불한다. 퍼스널캐피털은 최근 5,0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2억 5,000만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투자자 중 하나가 스페인의 BBVA 은행이라고 전해졌는데, 기존 은행들의 핀테크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확대 전망도 엿볼 수 있다.

 

자산관리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개인별 혹은 기업별로 정확한 신용평가를 기반으로 한다. 미국의 크레디트카르마는 개인의 신용 상태를 정확하게 알려주고, 이에 맞추어 최적의 신용카즈와 대출 등의 금융상품 정보를 연결해 준다. 그전에도 개인의 신용점수를 알려주는 서비스는 있었으나 대부분 유료로 운영되거나 일정 기간 동안의 회원가입을 요구하는 데 반해, 크레디트카르마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크레디트카르마에서는 이용자의 신용점수에 맞춰 사전에 제휴 관계를 맺은 금융사들의 서비스를 추천하는데, 신용카드를 비롯해 부동산 및 자동차 담보 대출, 개인 대출, 자동차보험, 생명 보험, 은행 서비스 등을 연결해주고 일정 수준의 수수료를 받아 관고비 형태로 수익을 만든다. 즉, 고객의 기본적인 서비스는 무료이고 금융회사들이 제공하는 모집 수수료 등이 주요 비즈니스 모델인 셈이다.

 

가령 신용카드의 경우 다섯 단계로 나누어 추천하는데, 신용점수가 높은 순서대로 엑설런트, 굿, 페어, 푸어, 신규로 나누어 이에 맞춘 신용카드를 추천하고, 웹사이트에서 바로 신청까지 가능하다. 또한 다른 이용자들의 평가와 리뷰도 볼 수 있어 일반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하듯 금융상품을 쇼핑할 수 있는 편리한 사용자 환경을 갖추고 있다.

 

또한 이름과 이메일, 주소, 사회보장번호 등 간단한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신용정보 이용 동의를 선택하면, 제휴된 금융회사들에 개인 이름으로 개설된 신용카드의 종류와 개수, 대출금액 등을 한 번에 보여주기도 하며, 신용점수 외에도 신용등급과 전체 몇 퍼센트에 해당되는지, 신용점수를 올리기 위한 관리 방법 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자산관리의 핵심인 신용점수를 관리할 수도 있으며, 개인의 현재 금융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계좌나 신용카드가 만들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어 잠재먹인 금융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지난 2014년 3월 크레디트카르마는 구글의 벤처캐피털 자회사인 구글캐피털 등으로부터 8,5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핀테크 서비스의 한 축인 자산관리 서비스의 차별화된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이 인정받은 셈이다.

 

새로운 개념의 신용평가 서비스도 있다. 비주얼 DNA는 대출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지만 대출의 기초 데이터가 되는 신용평가 등급을 제공한다. 금융업체들은 이 업체의 등급 결과를 받아 신용카드 발급이나 대출을 집행한다. 흥미로운 점은 비주얼 DNA의 개인 신용평가 기법이다. 기존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신용평가 방식을 적용하지 않고, 대출을 받고자 하는 사용자에게 질문이나 퀴즈를 풍게 해 이를 분석함으로써 진용평가를 한다. 성격을 평가하는 심리 테스트인 이 질문과 퀴즈는 모든 절차가 온라인으로 이루어져 5분을 넘지 않는다.

 

비주얼 DNA의 퀴즈에는 행동경제학, 결정이론 등 고도의 이론적, 통계적 노하우가 축적된 심리 기술이 담겨 있다. 여기에 5가지 성격 특성 요소라는 심리학의 성격 이론과 빅데이터 분석이 결합된다. 한마디로 심리 기술로 성격 특성을 파악한 뒤 대출 요청자의 상환 의지를 측정하게 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50%의 성인이 금융 거래 이력이 없다. 기존 신용평가 방식대로라면 이들은 대출과 같은 금융 서비스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비주얼 DNA의 장점은 금융 거래 이력이 없는 사용자에게도 대출과 같은 금융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주얼 DNA의 평가 등급으로 대출을 집행했을 때 불량률은 23%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금융정보가 부족한 고객에 대한 대출 집행도 50%나 증가했다.

 

빌가드는 알고리즘을 활용해 회원의 자산을 보호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표적으로는 신용카드 청구서를 분석해 잘못 사용되었거나 잘못 청구된 항목을 발견해 회원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다. 예를 들면 구매하지 않은 제품이 지불되었거나 수수료가 과다 청구되는 등의 경우이다. 또한 은행 이체 내역도 감시해 수상한 이체가 발생했을 경우 회원에게 경보를 보내 금융 사기를 예방한다. 일정의 자산보호 서비스를 목적으로 하는데 자신의 신용카드와 은행계좌를 모바일 앱을 통해 등록하면 실시간으로 자산보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빌가드는 보호 서비스에만 국한하지 않고, 신용카드 이용 내역을 통산 쇼핑 정보와 할인 정보 등도 제공해, 향후 쇼핑 연계 서비스로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핀테크 산업에서 자산관리 영역은 아직 국내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다양한 서비스가 이미 성장기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자본시장법 틍합 이후 금융투자업계가 은행, 보험사에 비해 차별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은 면이 있었지만, 앞으로 기존의 전문적인 자산관리 노하우에 핀테크 기술을 더한다면 새로운 활로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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