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 월간지 패스트 컴퍼니는 '2015년 가장 혁신적인 기업' 순위를 발표하면서 미국의 크라우드펀딩 서비스인 킥스타터를 1위로 꼽았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가 사물인터넷 부문 2위로 선정되었다고 하니, 킥스타터의 혁신성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킥스타터는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한 자금을 공모할 수 있다. 2009년 이래 개발자와 기업가 등이 다양한 프로젝트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과거에는 자금을 은행이나 벤처 자본가에 의지해야 했지만, 킥스타터는 일반 대중이 프로젝트에 출자하고 그 대가로 출자액에 따라 일정한 이익을 얻는 방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만큼이나 실적도 화려하다. 킥스타터가 발표한 '숫자로 보는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킥스타터는 2014년 한 해 동안 이 사이트에서 자금 조달에 성공한 프로젝트가 사상 최대인 2만 2,252건에 달했으며, 자금 조달 총액이 5억 2,900만 달러(한화 5,800억 원)로 나타났다.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 걸쳐 330만 명이 출자해 저변도 넓다.
킥스타터는 2008년 뉴욕에서 페리 첸 등 3명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벤처 기업이다. 이들은 멋진 아이디어를 가진 회사나 개인이 투자회사가 아닌 일반 대중에게 직접 십시일반으로 모금을 받아서 재원을 마련하는 플랫폼을 생각해냈다. 이것을 크라우드펀딩이라고 한다. 원리는 이렇다. 어떤 기발한 프로젝트나 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나 회사가 킥스타터에 내용을 설명하는 게시물을 올리고 그 포르젝트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금액과 모금 기한을 명시한다. 그러면 잠재적 투자자는 소개 페이지를 보고 투자할지 결정한다. 투자하고 싶으면 신용카드 등을 통해서 하면 된다. 하지만 전체 모금액이 달성돼야만 돈이 빠져나가며 정해진 기한 내에 목표액을 모금하지 못하면 모두 없던 일이 된다. 킥스타터는 자금을 공모해주는 역할뿐만 아니라, 자칫 아이디어만으로 묻힐 수도 있는 다양한 제품을 세상에 알린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킥스타터의 대표적인 사례로 스마트워치 스타트업 페블이 꼽힌다. 페블은 지난 2015년 3월 신제품 '페블 타임'을 공개한 지 한 달 만에 판매액 2,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킥스타터 역사상 가장 많은 모금액이다. 예약 기간 동안 경쟁작 애플워치가 공개됐지만, 오히려 그 이후 가격 등에 이점을 느끼지 못한 구매자들이 페블 예약 판매에 몰리는 현상도 나타났다. 예약 판매에 참여한 인원은 총 7만 8,741명으로, 전 세계 161개국 소비자가 팜여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국내의 스타트업들도 킥스타터를 통해 투자금을 모으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웨어러블 관련 스타트업인 직토는 걸음걸이 자세를 분석해 올바르게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웨어러블 기기인 '아키'밴드를 만들고, 킥스타터를 통해 초기 투자금을 모은 결과, 822명의 개인 투자자로부터 16만 4,262달러(한화 약 1억 8,000만 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킥스타터와 같은 크라우드펀딩이 핀테크의 한 분야로 꼽히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단어가 주는 의미 그대로 Crowd(대중) + Funding(기금), 즉 대중이 함꼐 만드는 기금이라는 의미다. 크라우드펀딩은 은행과 같은 기존 금융이 해결하지 못하는 다양한 영역에 새로운 금융 통로로 작용하며, '대안 금융'이라는 이름하에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사업을 시작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필요 자금을 은행에서 대출하거나 투자자를 유치하는 것이 기존 금융 방식인 데 반해 크라우드펀딩은 온라인 공간에서 필요 자금을 수많은 사람에게 소액으로 모집하는 방식이다. 아직 성공 사례가 부족한 기업이나 유명하지 않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온라인 공간에서 소개하고, 대중의 공감과 팜여로 만들어가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5~6년 전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크라우드펀딩은 최근 많은 성공 사례를 탄생시키며 자금을 조달하는 새로운 금융 방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투자에 성공한 아이템은 투자 금액의 일정 부분을 킥스타터와 같은 플랫폼 운영 회사에 수수료로 지불하고, 안정적인 플렛폼 운영 구조를 갖추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은 투자 목적 및 투자 방식에 따라 후원형, 기부형, 대출형, 지분투자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후원형은 다수의 후원자들이 모금자가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고 금전적 보상 이외의 형태로 일정 부문 보상받는 유형으로 공연, 음악, 영화, 교육, 환경 등의 분야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영화나 문화예술 공연에 대한 후원이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크라우드펀딩으로 알려져 있는데, 앞서 설명한 킥스타터 등이 대표적인 후원형 크라우드 펀딩업체에 해당한다. 크라우드펀딩의 시초가 1997년 영국의 한 록그룹 팬들이 인터넷을 통해 돈을 모아 순회공연 경비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있듯이, 문화예술 분야의 크라우드펀딩은 상당 부분 대중화되었다.
기부형은 후원 형식의 크라우드편딩과 유사하지만 후원자들이 보상을 조건으로 하지 않고 순수 기부 목적으로 지원하는 유형이다. 자선이나 후원이 자금 공급자의 참여 동기이므로 특정한 보상을 기대하지 않고 펀딩 팜여자들이 지원하고 싶은 프로젝트에 일방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형태다. 국내에서는 연예인 등의 유명인사가 함께해 무료급식, 해외아동돕기 등을 시행하는 위제너레이션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대출형은 인터넷 소액대출을 통해 자금이 필요한 개인 및 사업자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유형으로, 자금 공급자는 통상적으로 대출에 대한 이자 수익을 위해 펀딩에 참여한다. 온라인 마이크로크레디트, P2P 금융 등이 이 유형에 해당된다. 대출 형식의 크라우드펀딩에서는 자금 수요자가 자금의 사용 용도와 조건, 상환 기간 등을 제시하면 투자자들은 그 정보를 토대로 투자를 결정한다. 미국의 경우 프로스터와 렌딩클립 등이 대표적인 대출형 크라우드펀딩업체에 속한다.
지분투자형은 신생 기업 및 소자본 창업자를 대상으로 에인절투자 형식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유형이며 투자 금액에 비례한 지분 취득 또는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한다. 영국의 크라우드큐브와 호주의 아섭 등이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의 선두 업체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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