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국내와 해외의 온라인 결제 서비스들은 각각의 특징을 보인다. 해외의 온라인 결제 수단이 잘 발달한 이유는 온라인몰이 카드 정보를 자체적으로 저장할 수 있어 아이디와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규제가 완화되어 비슷한 조건이 되었으나 국내와 해외는 다른 발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해외 온라인 결제의 대명사는 페이팔이다. 페이팔은 1998년 6월에 설립된 P2P 대금 지급 및 자금이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였으나, 2002년 7월 이베이에 인수돼 이베이의 PG사로서 활용되었다. 페이팔은 2014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전 세계 193개국에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 수가 2004년 2,000만 명에서 2014년 1억 4,300만 명으로 증가했으며 26개국 통화로 페이팔 계좌가 사용되고 있다.
페이팔은 페이팔 계정을 사용해 대금 결제나 송금을 제공한다. 선불 형태의 계좌를 개설하고 이체해두거나 신용카드 정보를 한번 입력해두면 이용 준비가 완료된다. 이름과 결제정보를 이베이 내부의 판매자에게 제공하지 않고 이메일 주소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페이팔은 사업 구조로 볼 때 우리나라의 PG사와 같다. 이베이라는 거대한 온라인 상거래 사업자를 독점한 PG사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의 PG사는 국내 법의 규제로 신용카드 결제정보를 가질 수 없었던 반면, 해외는 페이팔과 같은 결제 사업자가 고객의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할 수 있어 좀 더 편리한 결제가 가능했다. 페이팔의 수입 모델은 결제 시 발생하는 수수료다. 미국 내 기준 기본 수수료는 거래액의 2.9%와 고정액 0.3달러로 판매자에게 받는다. 국내의 PG와 비슷하게 거래액 규모에 따라 할인해주는 형태다. 거래 수수료 중 일부를 신용카드 네트워크사와 발급 은행에 수수료로 정산해주고 있다.
페이팔은 2012년 12월에 오프라인에서 현금으로 충전 카드를 구매한 뒤 페이팔 계좌에서 충전해 온라인에서 사용하는 기프트카드 방식을 도입했다. 이 페이팔 마이캐시카드의 발행액은 500달러까지 가능하며 충전한도는 1일 500달러, 월 4,000달러로 제한된다. 또 은행에 접근하기 어려운 미국 내 고객 6,800만 명을 대상으로 선불형 직불카드 사업을 전개중인 넷스펜드와 제휴해 페이팔 직불카드를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이 카드는 미국 내 여러 직불카드 중에서도 단시간에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카드가 되었다. 온라인에서 출발한 기업이 오프라인에서도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동시에 2013년 4월에는 모바일 지갑을 도입해 디스커버카드사의 가맹점 700만개에서 바코드나 QR코드로 결제를 구현하는 온/오프라인 전략도 진행 중이다. 또 페이팔 히어라는 별도의 모바일 POS 장치를 내놓으며 스퀘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고자 페이팔은 2015년 3월 2일 열린 MWC에서 페이디언트의 인수 소식을 발표하며 페이팔 히어에 NFC 결제 기능을 포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페이디언트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 전문업체로, 자사의 기술을 제공해 QR, NFC 등을 활용한 결제가 가능하게 해준다. 미국의 유명 프랜차이즈인 서브웨이나 오렌지리프같은 기업들이 페이디언트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음, 전자 결제 컨소시엄인 커런트 시에도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커런트 시는 애플페이의 모바일 결제시작 독점을 우려해 월마트와 타깃 등 미국 대형 유통업체가 뭉쳐서 만든 컨소시엄으로서 결제에 필수적인 인프라 주도권을 쥐고 있다. 따라서 향후에는 페이팔과 애플페이의 접전이 예상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페이팔은 온/오프라인은 물론 기존 금융사의 영역을 포함한 전방위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규모의 차이는 있으나 핀테크 확대 전략으로서 페이팔의 행보는 국내 핀테크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알리페이
1999년에 설립된 알리바바 그룹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그룹으로, 오픈마켓인 타오바오, B2B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알리바바, 클로벌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익스프레스 등 대형 상거래 사이트를 보유하고 있다. 알리페이는 이 사이트들에 구매가 완료된 것을 확인하고 입금해주는 서비스인 에스크로 및 PG 서비스를 제공한다. 알리바바그룹이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알리페이는 2013년 3월부터 2014년 3월까지 결제액이 3조 8,720억 위안에 달했다고 한다. 우리 돈 638조 원에 이르는 엄청난 금액이다. 상거래가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알리페이 역시 엄청난 성장을 이뤄냈다. 2014년 7월 기준으로 8억 명이 넘는 등록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온라인 결제시장 점유율이 50%에 달한다. 알리페이는 신용카드 보유율이 낮고 판매자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중국 온라인 시장의 특성에 맞춰 선불충전 지급과 에스크로 기능을 강화했다. 신용카드를 만들기 어려운 중국인들은 알리페이 계좌를 충전해 온라인 쇼핑을 했다. 충전 계좌를 통해 공과금을 내고 개인 간 자금을 이체하는 게 더 편해지면서 알레페이 내 충전율은 더 늘어났다. 일종의 전자화폐가 되어버린 것이다. 알리바바가 핀테크 사례로 우리나라에서도 주목받았던 위어바오라는 MMF 금융상품을 내놓고 P2P 대출중개 사이트, 온라인 펀드/보험 등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것도 알리페이 내에서 온라인몰 결제가 대부분 가능해 충전금이 모이는 선순환 구조였기 때문이다.
알리페이와 페이팔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비슷하다. 막강한 자사 독점 마켓인 이베이와 타오바오를 통해 대중적인 결제 수단의 지위를 확보하고 확장한 점이다. 그리고 선불충전 수단으로서 결제와 이체에 이어 다양한 금융 기능을 탑재해 고객이 계속 돈을 충전할 수 있도록 한 점과 모인 자금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계속 확장하고 있는 점이다. 대표적인 핀테크 사례로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온라인 커머스를 위한 결제 보조재로 출발해 금융 기능을 융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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