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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건강정보

당뇨병 예방과 치료에 필요한 식품, 식생활 지식

by 김덕환 2017.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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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은 음식을 통해 섭취한 당질(탄수화물)이 적절히 분해되지 않아 혈액 속의 당 수치, 즉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고약한 병으로, 1형 당뇨병과 2형 당뇨병으로 나뉜다. 소아형인 1형 당뇨병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흔하며 대개 유전적인 요인으로 발병한다.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완전히 파괴된 것이 원인이다. 1형 당뇨병 환자는 평생 몸 밖에서 주입한 인슐린에 의존해 살아야 한다.



성인형인 2형 당뇨병은 가족력과 더불어 비만과 과식, 고지방 음식 섭취, 운동 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의 영향을 받는다. 국내 당뇨병의 98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2형 당뇨병은 대개 40대 이후에 발병하나 최근엔 어린이, 청소년 환자도 늘고 있다. 2헝 당뇨병의 초기에는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의 혈중 농도가 오히려 증가하는데, 이때 몸 안의 세포들은 인슐린에 덜 민감하게 반응한다. 인슐린의 약발이 잘 먹히지 않는 것이다. 이를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졌다.'고 표현한다. 2형 당뇨병은 서구식 식사와 관련이 있어 원시적인 식사를 하는 나라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국내에서 최근 당뇨병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도 서구식 식생활 탓이다. 한국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8~13퍼센트로 알려져 있다. 얼추 10퍼센트로 계산하면 전국에 450만 명 이상의 당뇨병 환자들이 있다는 뜻이다. 당뇨병을 '국민병'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많은 환자가 자신이 당뇨병에 걸린 사실도 잘 모르고 지낸다. 그러다 여러 합병증이 악화된 뒤에야 병을 뒤늦게 깨닫는 경우가 많다. 한방에서는 당뇨병을 소갈증이라 부른다. 갈증이 나서 물을 찾게 되는 병이란 의미다. 다뇨, 다음, 다식 등 '3다(三多)'를 당뇨병의 대표 증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3다' 증상은 당뇨병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뒤에 나타난다. 따라서 평소 혈당에 관심을 갖고 이따금씩 측정해야 당뇨병에 대한 조기 대처가 가능하다.



가족 중에 1명이라도 당뇨병 환자가 있으면 가족 모두가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부모의 당뇨병 유전자를 건네받는 것보다 잘못된 생활습관을 물려받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당뇨병은 70퍼센트가 본인, 30퍼센트가 부모 탓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뇨병은 관리가 가능한 병이다. 몇 가지만 주의하면 장수할 수 있다. 금연과 절주, 체중 관리, 규칙적인 운동, 정기적인 검사를 철저히 하면 오히려 더 오래 산다.



당뇨병의 주원인인 잘못된 생힐습관을 바로잡는 최선의 방법은 반복 교육을 통해 좋은 생활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이다. 당뇨병 환자에게는 교육이 곧 치료다. 의사가 아니라 환자 자신이 치료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혈당강하제, 인슐린 등 약에 의존하는 방법은 그리 좋은 치료법이 아니다. 식사량 조절, 운동 등 생활습관을 바꾸면 당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식생활 교육에서는 음식의 종류보다 섭취량에 초점이 맞춰진다. 당뇨병과 음식을 둘러싼 '미신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들의 잘못된 식생활 지식을 교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국내 당뇨병 환자 10명 중 6명은 식사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그래서 근거 없는 속설들이 퍼지기 쉽다. 미국 의사들이 주로 찾는 의료 전문 웹사이트인 웹엠디(www.webmd.com)는 '당뇨병 환자의 식사와 관련된 오해 10가지'를 선정했다. 이 중 5가지는 국내 당뇨병 환자들도 참고할 만하다.



1. 설탕을 많이 먹으면 당뇨병에 걸린다?



설탕, 과당, 꿀 등 단순당이 당뇨병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단순당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을 완전히 망가뜨릴 능력이 없다. 미국 당뇨병학회는 당뇨병 환자의 금지 식품 리스트에서 설탕을 제외시켰다. 물론 당뇨병이 우려된다면 설탕 등 단순당의 섭취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다. 단순당이 혈당을 빠르게 요동치게 해서다. 단순당을 섭취하면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도 다량 분비된다. 또 설탕이 든 식품을 과다 섭취하면 체중이 불어나기 쉬운데 비만은 당뇨병의 유발 원인 중 하나다. 하지만 설탕, 초콜릿 등 단순당 식품은 때때로 당뇨병 환자의 생명을 구한다. 저혈당이 왔을 때는 설탕이나 초콜릿을 10~15g가량 섭취하는 것이 '특효약'이다.



2. 탄수화물은 당뇨병 환자에게 늘 해롭다?



탄수화물은 당뇨병 환자에게도 필수 영양소다. 특히 뇌의 에너지원이 된다. 당뇨병 환자도 당질을 하루에 50g 이상은 섭취해야 한다. 당질 섭취량이 그 이하이면 당을 만들기 위해 환자의 지방 조직과 근육의 단백질이 분해된다. 이때 케톤 등 몸에 좋지 않은 노폐물이 많이 생긴다.



당질 식품에는 탄수화물 외에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다. 당뇨병 환자에게는 잡곡밥, 현미밥, 채소 등 복합당 식품을 비롯해 담지수(GI)가 낮은 고구미와 현미밥이 좋다.



3. 당뇨병 환자에게 단백질은 무조건 '약'이다?



당질은 혈당을 빠르게 올린다. 그래서 당뇨병 환자는 당질은 적게, 단백질은 많이 섭취하려 애를 쓴다. 그러나 단백질도 과다 섭취는 득보다 실이 많다. 육류 등 고단백 식품은 지방, 특히 포화지방 함량이 높기 때문이다. 혈관 건강에 해로운 포화지방을 과다 섭취하면 심장병과 뇌졸중 등 당뇨병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이 뒤따르기 쉽다.



4. 음식을 양껏 먹어도 당뇨병 약으로 혈당 조절이 가능하다?



당뇨병 환자에게는 대개 주사약인 인슐린이나 먹는 약인 혈당강하제가 처방된다. 효과는 인슐린이 빠르다. 당뇨병 환자가 명절, 뷔페, 회식에 가서 과식한 경우 속효성 인슐린의 투여량을 늘리면 혈당을 금세 낮출 수 있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 주사만 믿고 양낏 먹는 것은 곤란하다. 인슐린 주사를 맞으면 식욕이 증진돼 체중이 늘 수 있다.



혈당강하제를 복용 중인 당뇨병 환자가 자신의 식사량에 따라 약의 용량을 임의로 올렸다 내렸다 하는 것은 금물이다.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을 뿐 아니라 저혈당이나 고혈당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5. 당뇨병 환자가 평소 좋아하던 식품이나 후식을 먹는 것은 '사치'다?



당뇨병 환자라고 해서 다른 가족들과 다른 특별 식을 먹을 필요는 없다. 만약 평소 돼지고기를 즐겨 먹었던 사람이라면 당뇨병 진단 후에도 돼지고기를 계속 즐길 수 있다. 돼지고기의 지방을 최대한 제거하고 튀김과 구이 대신 찜, 조림 요리를 식탁에 올리며 한 번에 섭취하는 돼지고기의 양을 줄이면 충분하다.



당뇨병 환자에게 때로 디저트는 도움이 된다. 디저트를 만들 때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를 사용하고 디저트의 양을 과거의 절반으로 줄이면 된다. 당뇨병 환자의 후식으로는 우유 와 두유, 요구르트, 과일, 채소가 적당하다.



식이섬유도 당뇨병 환자에게 좋다. 위에서 음식이 서서히 내려가도록 돕기 때문이다. 식이섬유는 소화기관들이 한꺼번에 일을 몰아서 하지 않고 때때로 '휴식'을 취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에서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는 것은 칼슘과 비타민D의 섭취 부족 탓이란 연구 논문이 나왔다. 당뇨병 전 단계에 놓인 사람이 칼슘과 비타민D 보충제를 섭취하면 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크게 낮아진다. 칼슘은 저지방 우유와 저지방 요구르트, 비타민D는 연어와 고등어, 정어리에 풍부하다.



허브나 향신료 중에도 혈당 조절과 당뇨병 예방, 치료를 돕는 것들이 수두룩하다. 베이잎과 정향은 당뇨병 환자에게 매우 유익한 허브이다. 1/2 찻숟갈의 베이잎은 인슐린의 효율을 3배 높여 준다. 정향의 유제놀(eugenol)은 췌장에서 인슐린 생산을 촉진한다. 계피가루를 하루 1/4 찻숟갈가량 꾸준히 먹으면 혈당은 물론 당뇨병의 합병증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커피 대용품으로 알려진 치커리도 당뇨병 환자에게 좋다.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치커리 성분은 이눌린(inulin)과 식이섬유다. 마른 치커리가 볶은 것보다 혈당 조절 효과가 크다.



카레를 만들 때 사용되는 호로파와 강황도 당뇨병 환자가 기억해 두어야 할 식품이다. 카레의 주성분이자 노란색을 내는 강황은 오래전부터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어 왔다. 강황에 풍부한 항산화 성분인 커큐민은 당뇨병 치료와 염증 억제 효과가 있다. 동물 실험에선 강황이 혈당을 낮추고 인슐린 분비를 늘리며 신장 손상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당뇨병 환자용 밥을 지을 때 물에 1/4~1/2 찻숟갈의 강황을 넣으면 밥맛은 유지되면서 노란 웰빙 밥이 지어진다. 토마토나 콜리플라워에 강황을 뿌려 먹는 방법도 있다.



한국인이 즐겨 먹는 마늘, 양파도 당뇨병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 마늘과 양파는 한국 음식뿐 아니라 지중해식 식단에서도 중요한 식재료다. 생양파는 예부터 아시아, 유럽, 중동에서 당뇨병 치료에 사용됐다. 마늘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세포를 자극해 혈당을 낮추고 당뇨병의 위험한 합병증인 심혈관 합병증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



민간요법에서는 식초를 당뇨병 치료에 이용한다. 식초의 초산은 음식이 위에서 장 쪽으로 더 서서히 내려가게 한다. 또 식사 후 금세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혈당을 올리는 주 원인인 당질 음식의 체내 흡수 속도도 지연시킨다. 식초를 먹으면 혈당이 서서히 오르는 것은 이래서다. 흰 빵이나 흰밥에 식초 1~2스푼을 첨가하면 혈당이 25퍼센트 감소하고 포만감은 2배로 늘어난다. 식초를 소량의 올리브유, 으깬 호두에 함께 넣어 저은 뒤 샐러드 드레싱으로 만들어 먹자.



당뇨병 환자에게 권할 만한 음료는 녹차와 감초 우린 물이다. 커피와 차에 함유된 카페인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체중 조절을 돕는다. 당뇨병 환자에게는 커피보다 녹차가 낫다. 녹차에 계피를 뿌리고 설탕 대신 스테비아를 넣어 단맛을 내면 훌륭한 당뇨병 환자용 음료가 된다.



아몬드, 블루베리, 메밀. 푸룬(말린 서양자두), 완두콩도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식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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