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는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의 소화와 소독, 저장을 담당하는 장기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위에 생기는 가장 위험한 질병이 위암이다. 특히 한국인의 암 발병률 중에서 위암은 단연 으뜸이다. 위암은 한국인과 일본인이 유독 많이 걸린다. 서양인에게는 드문 암이다.
전문가들은 위암은 식습관과 관련이 있다고 여긴다. 미국, 유럽 등 서구로 이민을 떠난 한국인과 일본인의 위암 발생률이 본국에 남은 사람보다 낮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인이 위암에 특별히 잘 걸리는 이유는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다. 헬리코박터균의 감염률이 높은 탓이라는 가설, 너무 짜게 먹기 때문이란 가설, 흡연율이 높은 탓이란 가설, 탄 음식에 든 강력한 발암물질인 벤조피넨 때문이라는 가설도 나왔다. 아마도 짜게먹는 식습관, 높은 헬리코박터균 감염률, 높은 흡연율 등이 두루두루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인이 즐겨 먹는 찌개와 국, 김치, 젓갈, 등은 모두 염도가 매우 높은 음식이다. 짠 음식은 지속적으로 위 점막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위궤양도 유발한다. 염분은 위 점막에 위축성 위염을 일으키거나, 위 세포의 변형을 촉발해 워암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역학 조사를 통해서도 짜게 먹는 식습관이 위암 발병률을 높인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럼에도 우리 국민의 소금 섭취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의 권장량을 2배 넘게 초과한다. 따라서 위암을 예방하려면 가능한 한 싱겁게 먹어야 한다. 대신 신선한 채소나 우유는 충분히 섭취하도록 하자. 신선한 채소나 우유가 염분의 '독성'을 중화하거나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우유에 풍부하게 든 칼슘이 위 점막 세포를 보호한다. 채소는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의 보물 창고다. 서양인 중에도 짜게 먹는 사람이 많지만 위암 발생률이 낮은 것은 샐러드 등 채소와 우유를 즐겨 먹기 때문이다.
우유와 감자, 양배추는 대표적인 위암 예방 식품이다. 셋 다 손상받기 쉬운 위 점막을 잘 보호하는 위암 예방의 기본 역할에 효과가 있다. 위 점막은 매일 흡연과 과도한 음주, 자극적인 음식, 뜨거운 음식 등에 의해 자극받는다. 이런 자극이 오래 지속되면 손상 부위에 발암물질이 침투해 위암을 일으킨다. 우유에 든 양질의 지방과 단백질은 위 점막을 감싸주고 위에 생긴 상처를 아물게 한다. 따라서 위궤양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우유의 단백질은 열에 약하므로 데우지 않고 그냥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사 전에 마셔야 위 점막을 더 감싸 준다. 우유를 즐겨 마시면 한국인이 가장 부족하게 섭취하는 영양소인 칼슘까지 보충할 수 있다.
양배추에는 다양한 위암 예방 성분이 들어 있다. 특히 글루코시놀레이트라는 성분은 몸에서 소화되는 도중 ITC, 설포라판 등의 항암 물질을 생성한다. ITC는 발암물질이 몸 밖으로 빨리 빠져나가도록 한다. 설포라판은 1992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폴 탤러리 박사팀에 의해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지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설포라판은 위암 발생과 관련된 헬리코박터균의 활성을 억제한다. 동물 실험에서도 실제로 위암의 발생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양배추는 섭취 방법에 따라 항압 효과가 크게 달라진다. 오래 익혀 먹기보다는 날로 먹는 것이 좋다. 여러 연구에서 양배추를 오래 가열 조리해 만든 스튜 등은 위암 예방에 그리 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브로콜리도 위궤양과 위암의 예방에 효과적이다. 양배추와 마찬가지로 설포라판이 풍부해서다. 유해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비타민인 비타민C와 E가 많이 들어 있어 항산화 효과도 뛰어나다. 브로콜리보다 브로콜리 싹을 먹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브로콜리 싹에는 브로콜리보다 설포라판 성분이 20배나 더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된장, 청국장, 두부 등 콩으로 만든 음식도 위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된장에 든 대두 단백질은 위암 예방에 유용한 성분으로, 콩에 함유된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이소플라본이 위암 예방을 돕는다. 서울대 예방의학교에서 10년 이상 2만여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콩의 이소플라본이 위암 발생 위험도를 최대 90퍼센트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된장 등 콩 음식에 함유된 이소플라본이 헬리코박터균의 성장을 억제한 덕분이다.
마늘의 위암 예방 효과는 과학적인 근거가 여럿 있다. 10여 년 전에 실시된 미국과 중국의 공동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늘을 연간 1.5kg 이상 먹은 사람이 거의 먹지 않은 사람에 비해 위암 발생률이 50퍼센트나 낮았다. 다른 연구에서는 매일 마늘을 6쪽가량 꾸준히 먹으면 위암 발생률이 30~50퍼센트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마늘은 위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헬리코박터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양파도 위암 예방 효과가 기대되는 식품이다. 미국 조지아 주 양파 생산지 주민들의 위암 발생률은 다른 지역 주민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양파에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 셀레늄 등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하루 3분의 1개쯤 먹되 너무 오래 가열하지 말고 가능한 한 생으로 먹는 것이 양파의 항암능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녹차도 위암을 예방한다. 일본 교토부립의대에서 쥐를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위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이 함유된 물을 쥐에게 28주간 매일 마시게 했다. 이 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엔 맹물을, 다른 그룹엔 EGCG(녹차에 든 카테킨의 한 성분)을 섞은 물을 16주간 매일 먹였다. 44주 후 결과가 확연히 갈렸다. 맹물을 마신 쥐는 암세포 발생률이 62퍼센트였다. 반면 EGCG가 함유된 물을 마신 그룹은 그 절반 수준(33퍼센트)에 그쳤다. 연구팀은 녹차의 EGCG가 위암을 억제하는 작용을 했거나 녹차 자체가 위암 발생의 원인 중 하나인 헬리코박터균을 죽이는 항균력을 지닌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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