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은 길이가 1.5~2m인 소화기관이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입에서 식도를 거쳐 위, 소장, 대장, 항문으로 이어지는 '여행'을 떠난다. 위는 음식을 보관했다가 약 6시간에 걸쳐 음식을 천천히 소장으로 내려보낸다.
대부분의 소화는 소장에서 이뤄진다. 대장은 소장에서 소화되어 내려온 소화물을 받아들여 물과 영양소를 흡수한 뒤 그 양을 10분의 1정도로 줄여 변으로 배출한다. 맹장, 결장, 직장으로 구성되는 대장은 소화 후 흡수되고 남은 음식 찌꺼기가 머무는 곳이기도 하다. 이 찌꺼기에 약간의 수분이 더해진 것이 대변이다.
대장의 다양한 질환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이 대장암이다. 20여 년 전만 해도 국내 병원에서 대장암 환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인에게 위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스트레스가 심해지며 운동량이 줄어든 탓이다. 40세가 넘으면 별다른 이상이 없더라도 대장 내시경을 5년에 1번씩 받아 보는 것아 좋다.
대장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최선의 대책이다. 완치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문제는 초기에 대부분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갑자기 변을 보기 힘들어지거나 배변 횟수가 달라지는 등 배변 습관이 변하거나 설사, 변비, 배변 후의 잔변감, 혈변, 변이 가늘어지거나 복부 불편감, 체중 감소 등 대장암의 주된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대장암 발생 원인에서 가족력 등 유전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5퍼센트 안팎이다. 나머지 대부분은 육류, 인스턴트식품 등 고지방, 고열량 식품을 위주로 한 서구식 식생활과 관련이 있다. 어떤 식품을 즐겨 먹느냐에 따라 대장암 발생 위험이 달라지는 것이다.
대장암 예방 성분으로 잘 알려진 것은 식이섬유이다. 과일과 채소만 먹으면 식이섬유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도정하지 않아 거친 곡식, 두부, 해조류, 버섯 등 다양한 식품을 통해 식이섬유를 보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성인의 하루 식이섬유 권장량은 20~25g인데 우리는 이에 약간 못 미치는 식사를 하고 있다.
도정이 덜된 곡류, 채소, 과일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에는 항산화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항산화 성분은 노화와 암의 주범인 유해산소를 없에 준다. 또 식이섬유의 변비 예방, 혈당,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효과는 분명하다.
하루에 5종류 이상의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과일과 채소는 의심할 바 없는 대장암 예방 식품으로, 베타카로틴, 비타민C, 비타민E(토코페롤) 등 항산화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최근엔 비타민B군의 일종인 엽산이 대장선종의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았다. 특히 젊은 사람이 엽산을 충분히 섭취하면 유전자의 변이가 억제돼 대장암이 예방된다. 그러나 이미 유전자가 변이된 고연령층에선 오히려 암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장암의 전 단계인 대장 용종(폴립)을 내시경으로 떼낸 뒤 엽산 보충제를 한 그룹이 엽산 보충제를 복용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대장 용종이 오히려 더 많이 생겼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대장 용종이 있다는 것은 이미 유전자에 변이가 있었음을 뜻한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 엽산을 섭취한다면 엽산 보충제가 아니라 감귤류, 시금치 등 녹황색 채소를 통해 보충하는 것이 좋다.
칼슘과 비타민D는 뼈를 튼튼하게 하는 '환상의 커플'이다. 비타민D가 뼈의 구성 성분인 칼슘의 체내 흡수를 도와서다. 이 '커플'은 대장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따르면 대장 용종을 지닌 환자 842명에게 매일 칼슘을 1,200㎎씩 제공했더니 이후 4년간 새로운 용종의 출현이 없었다. 또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대장암 환자 179명의 혈중 비타민D 농도가 건강한 사람에 비해 훨씬 낮은 것을 밝혀냈다. 이를 근거로 대장암 예방을 위해 비타민D를 보충할 것을 권했다.
칼슘은 우유, 요구르트, 치즈 등 유제품과 연어, 고등어, 정어리 등 등 푸른 생선, 멸치 등 뼈째 먹는 생선을 비롯해 케일, 겨자 등 색이 짙은 채소에 풍부하다. 비타민D는 연어와 정어리, 비타민D 강화우유, 달걀노른자, 닭 간 등에 많이 들어 있다. 햇볕을 받으면 피부에서 생성되기도 한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 되도록 적게 먹어야 할 식품은 고기다. 동물 실험에선 육류 섭취가 늘면 대장암 발생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따라서 대장암이 걱정된다면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 붉고 어두운 색의 고기인 적색육을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세계암연구기금(WCRF)은 조리된 적색육의 섭취를 주당 500g 이하로 줄이고, 육가공 식품은 되도록 적게 섭취하라고 권했다.
적색육은 대부분 고지방, 고열량 식품이다. 음식의 종류에 관계없이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이 많을수록 대장암 위험이 높아진다. 게다가 적색육은 불에 직접 굽거나 훈제해 먹는다. 이 과정에서 벤조피렌 등 발암물질이 생성된다.
굳이 육류를 먹어야 한다면 샐러드 등 채소를 반드시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조리 과정에서 생기는 발암물질을 채소에 든 항암물질로 중화할 수 있다.
대장암에 걸리지 않으려면 지방은 가급적 적게 섭취해야 한다. 지방은 담즙산의 분비를 늘려 대장의 점막을 자극한다. 또 장내 세균에 의해 발암물질로 바뀔 수도 있다. 특히 트랜스지방은 좋지 않다. 2004년 발표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트랜스지방이 많이 든 음식을 즐겨 먹을 경우 대장암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트랜스지방은 마가린, 쇼트닝 등 경화유, 팝콘, 감자튀김, 도넛 등 튀긴 음식에 많이 들어 있다.
반대로 대장암 예방을 돕는 지방도 있다. 고등어, 꽁치, 정어리, 참지 등 등 푸른 생선과 아마씨유, 콩기름, 들기름 등 일부 식물성 식용유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이다. 유익한 지방이라고 해서 무한정 먹으라는말은 아니다. 어떤 종류의 지방도 너무 많이 먹으면 하루 총 섭취 열량을 늘려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유용한 대장암 예방법이다. 대장의 점액에 끈기를 부여하는 물질이 뮤신(mucin)인데, 대장암에 걸리면 뮤신의 활동량이 떨어져 대장의 점액량이 줄어든다. 대장의 건강을 지키는 뮤신이 충분하도록 하는 방법은 다음 3가지다. 첫째, 물을 충분히 마신다. 그러면 점액이 많이 생겨 장이 매끄러워진다. 둘째, 매일 일정한 시간에 식사를 하고 특히 아침을 반드시 챙겨 먹는다. 영양이 충분히 공급돼야 뮤신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원활하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아침 식사를 거르면 점심때까지 장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뮤신 분비량이 감소한다. 셋째,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신체 활동이 부족하면 복근력이 떨어져 배변 시 변을 내보내는 대장의 힘이 저하된다. 반면 운동을 꾸준히 하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장운동이 촉진되고 대장에서 뮤신이 잘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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